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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 소개 및 줄거리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한 펄프 픽션은 1994년 개봉과 동시에 비평가들에게 인정받은 범죄 장르에 혁명을 일으킨 상징적인 영화입니다. 90년대 범죄 영화계의 고전 명작이라고 칭할 수 있죠.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이 주연을 맡았으며 부르스 윌리스도 등장합니다. 영화의 장르는 범죄, 드라마, 코미디이며, 러닝타임은 154분으로 2시간이 넘어가는데요. "펄프 픽션"은 제작비의 13배를 초과하는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제47회 칸 영화제에서 권위 있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부인할 수 없는 영화적 완성도를 갖춘 상업적 히트작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제목인 '펄프 픽션'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행했던 저품질 펄프지에 인쇄된 값싼 소설 잡지를 의미합니다. 펄프픽션은 쿠엔티 타란티노의 명성답게 B급영화의 특징을 잘 살려내어 독특한 요소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어요. 직접적이지 않은 서사 구조, 기억에 남는 독특한 인물들, 어두운 유머가 섞인 날카로운 대화로 유명하며 오늘날까지도 오랜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영화이죠. 두목 마셀러스(빙 라메스)가 이끄는 갱단에서 일하는 두 명의 조직원 빈센트(존 트라볼타)와 줄스(사무엘 L.잭슨) 이들은 마셀러스를 배신하고 그의 금가방을 훔쳐 달아난 배신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로 향합니다. 줄스는 오랜 동료였던 안트완이 두목 마셀러스의 아내 미아(우머 서먼)의 발 마사지를 해준 이유로 4층 베란다에서 던져져 언어장애를 앓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두목의 처사가 과했다고 주장하는 줄스와는 다르게 빈센트는 그럴 수도 있는 행동이라며 두목을 두둔하며 논쟁을 펼칩니다. 한참 동안 이어진 수다스러운 설전, 결국 줄스는 화제를 전환하고 아지트에 도착한 둘은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합니다. 한편, 복싱 선수인 부치(부르스 윌리스)는 다음 경기에서 져주라는 부탁을 받고 마셀러스 두목에게 돈을 건네받게 되는데, 상대 선수를 죽여버리고는 거금과 함께 도망을 계획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받은 금시계를 찾으러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다가 빈센트를 만나 우연히 그 자리에서 죽여버고 맙니다.

 

영화 후기

 

영화의 스토리 진행방식은 단순한 시간순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다른 인물들과 사건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다소 뒤죽박죽 섞인 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게 뭔가 할 수 도 있어요.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다 보니 처음에는 인물 간의 관계를 파악하느라 놓치는 부분도 많고 몰입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수수께끼의 조각들이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끝까지 뒤섞인 장면도 상기해 보고 지나간 장면도 더듬어 보면서 퍼즐을 풀어간다는 느낌으로 영화에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 이 영화만의 묘미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의 영화는 한 사람의 주인공의 힘으로 그 영화를 이끌어 가지만, 이 영화는 각 각 세 가지의 에피소드를 다루며 챕터마다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도 다르기에 결국 모두가 주인공인데요. 그렇기에 이 비선형적 스타일은 연결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에피소드와 영화 장면들 간 연결고리를 드러내면서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끝까지 추측하게 하는 짜릿한 수수께끼를 엮는 것과 같습니다. 펄프 픽션이 눈에 띄는 이유 중 하나는 저마다의 확실히 구분되는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에 있습니다. 멋지고 철학적인 감성을 지닌 히트맨인 줄스 윈필드와 자신감 있고 항상 모험을 추구하는 터프가이 빈센트 베가. 이 둘은 자신의 보스의 여자인 우머 서먼의 발마사지를 통해 죽음을 당한 한 동료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생각과 의견의 차이를 보이며 대립적인 성격이 돋보입니다. 그들만의 티키타카가 오고 가는 일상적인 대화를 듣고 있다 보면 그들이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영화에서 두 배우 존 트라볼타와 우머 서먼의 맘보 춤추는 장면은 전체 흐름을 전환시키며 신나는 사운드와 볼거리를 선사하며 이 영화의 유명한 장면으로 손꼽힙니다. 사무엘 잭슨의 치즈 버거 먹방 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범죄 영화답게 폭력사태를 유발하는 두 가지 상징적인 요소가 나오는데, 하나는 금가방과 또 다른 하나는 금시계입니다. 금가방은 금시계보다 더 크고 값어치 나가는 강자의 산물입니다. 부치라는 인물이 아끼는 금시계가 약자의 산물입니다. 그렇다면 강자와 약자 간의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로 간의 '자존심'입니다. 즉, 강자와 약자 간의 자존심 싸움은 우리가 실제로도 많이 겪는 일입니다. 영화에서 보이는 상징요소의 의미와 장면 곳곳에서 보이는 대사들의 숨은 의미들을 곱씹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총평

 

영화의 제목인 펄프 픽션은 질 나쁜 종이로 찍어내는 싸구려 잡지라는 관용어에서 따온 뜻이라고 합니다. B급 영화의 제목으로 내세우기에 안성맞춤이지 않습니까? 예측 불가하게 싸지르는 이 영화에서 만의 독특한 대화방식과도 너무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범죄장르에 블랙코미디요소가 가미된 B급 영화라고 하기에는 강자와 약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적인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한 번 강자와 약자는 언제까지나 강자와 약자일까요? 너무나도 쉽게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강자라도 처한 위치가 바뀌고 누구라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면 자신의 상황을 모면하려고 약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 하기에 자신이 지금 이 순간의 강자 위치에 있더라도, 약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보호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또한, 이 영화를 단순한 일회성 오락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영화 속 찰진 대사들과 예측 불가한 이야기가 계속되다보니 2시간이 넘어가는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오래된 영화지만 한 번쯤 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메멘토'나 '인셉션' 처럼 서사구조가 시간순이 아닌 영화를 좋아합니다. 추리와 추측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말에 시간 날때 날잡고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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